국내 주식 투자자라면 현재 가장 관심을 가질 만한 이슈가 바로 '상법 개정'일 것입니다.
저도 이전에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범 중 하나인 중복상장과 관련해 글을 작성한 적 있는데요.
https://future-past1.tistory.com/33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범인 중복상장, 상법 개정으로 바뀔까?
최근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상법 개정안이 주식 투자자들, 특히 국내 시장 투자자들 큰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번 개정안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내용은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을 기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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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주주로 확대하고 전자 주주총회 도입을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은 상법 개정안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하면서 다시 큰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물론 13일 국회 본회의 통과가 이뤄져야하며, 통과시 여당이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요청할 가능성이 있어 변수는 남아있습니다.
만약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법안이 다시 국회로 돌아와 재의결을 거쳐야 하며, 이때 재적의원 과반 출석과 출석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 요건을 달성해야합니다.
결국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의 찬성이 필요한데, 현재 국민의힘 입장은 상법 개정에 대해 부정적입니다.
국민의힘은 상법이 아닌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하며, 상법 개정시 외국계 행동주의 펀드가 악용할 우려가 있다고 주장합니다.
결국 상법 개정이 통과될지는 두고 봐야 할 것 같은데요.
이번 글에서는 다시 한번 상법 개정과 그에 따른 장단점을 살펴보겠습니다.
상법 개정안은 크게 4가지 주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 확대, 전자 주주총회 의무화, 감사위원 분리 선출 확대, 집중투표제 의무화입니다.
이 중에서 가장 논란이 되는 내용이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 확대입니다.
기존에는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이 '회사'에 한정되어있었지만, 이번 상법 개정안에서는 충실의무 대상을 '회사와 주주'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법 개정이 이뤄지면 먼저 주주환원이 화대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한국의 배당 성향 및 자사주 매각 비율은 글로벌 시장에 비해 굉장히 낮은데요.
흔히 공산권 1당 체제로 증시가 불안정하다고 평가받는 중국조차 2023년 기준 평균 배당성향이 약 30%로 20% 미만인 한국보다 높은 상황입니다.
상법이 개정되면 이제 상장 기업들은 놀고 있는 자본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하는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즉, 배당을 늘리거나 자사주를 매입하거나, 신사업에 투자하는 수밖에 없죠.
그리고 이러한 변화는 작년부터 진행된 코리아 밸류업 프로그램과 더불어 가속화될 가능성이 큽니다.
특히 최근 일부 기업들은 지배주주와 일반주주 모두에게 유리한 비과세 배당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상법 개정이 이뤄지면 기업들이 자본 효율화를 통해 주주환원을 확대할 가능성이 커 긍정적인 변화가 전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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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지주 사례로 본 비과세 배당의 기회와 리스크
최근 우리금융지주가 2월 7일 발표된 경영실적에서 비과세 배당 도입 계획을 공개하며, 주가가 파죽지세로 오르고 있는데요. 7일 만에 무려 10% 이상 오르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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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법 개정으로 인한 또 다른 장점으로는 기업 지배구조 개선이 있습니다.
2024년 국내에서 기업 지배구조 개편 논란이 된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두산그룹의 사업, 지배구조 개편안이었는데요.
당시 두산그룹은 두산에너빌리티가 보유한 두산밥캣 지분을 인적분할한 후, 두산로보틱스와 포괄적 주식교환 방식으로 합병하고자 했습니다.
그런데 이때 두산로보틱스와 두산밥캣의 합병비율이 오너 일가에게 유리하게 책정되어 엄청난 반발이 일었죠.
국내 행동주의 펀드인 얼라인파트너스 뿐만 아니라 캐나다 연기금도 해당 합병안에 대해 반대 의견을 냈으며, 결국 지난해 12월 합병안은 철회하였습니다.
이처럼 상법이 개정되면 소액주주와 기관투자자들이 기업의 불공정한 지배구조 개편을 견제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상법 개정이 무조건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오는 것은 아닙니다.
가장 큰 우려가 일명 '먹튀' 행동주의 펀드의 등장입니다.
행동주의 펀드가 단기 이익만 추구하여 구조조정 및 폭탄 배당을 시행한 후 빠른 매각을 통해 이익실현을 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이렇게 될 경우 기업은 기존 사업에서의 경쟁력도 잃고 신사업에서도 성공하지 못해 장기적으로 치명적입니다.
최근 사례로 DB하이텍과 행동주의 펀드 KCGI를 들 수 있는데요.
2023년 KCGI는 DB하이텍 지배구조 개편을 명분으로 행동주의에 나섰습니다.
당시 DB하이텍 지분을 취득하고 소액주주 연대와 협력해 경영 개입을 시도했는데요.
하지만 2023년 12월, KCGI는 경영 구조 개선을 이뤄냈다는 명분으로 보유 지분을 DB하이텍 모회사 DB아이엔씨에 대량으로 넘겼고, 그 과정에서 프리미엄도 챙겼습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DB하이텍의 지배구조는 전혀 개선되지 못한 상태로 남았습니다.
이처럼 행동주의 펀드의 단기 실적주의로 인해 기업의 신사업 투자 위축 및 장기 성장 동력 훼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씁니다.
결론
상법 개정이 이루어지면 주주환원율이 낮고, 최대주주 지분율이 낮은 기업들이 행동주의의 타깃이 될 가능성이 큰데요.
현재 주주환원이 적고, 지배구조 개편 이슈가 있는 기업으로는 미용기기로 엄청난 주가상승을 이끌어낸 파마리서치부터 코웨이, 휴메딕스 등이 있습니다.
앞으로 법안 통과 여부와 기업들의 대응을 지속적으로 관찰해야할 필요가 있는데요.
개인적으로는 상법 개정안이 본회의 통과되어 국내 자본 시장 선진화에 한발 더 나아가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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