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을 어느 정도 공부한 투자자라면 EBITDA라는 지표를 많이 접했을 텐데요. 이는 특히 국내 기업보다 미국 기업에서 많이 사용하는 수익성 지표로, 해외 기업의 실적 발표에서 자주 등장합니다.
제가 투자하 있는 쿠팡, 그랩 같은 기업들도 실적 발표때 EBITDA를 주요 지표로 사용하는데요. 따라서 이를 이해하는 것은 투자에 있어서 필수적인 요소로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흥미롭게도, 투자계의 전설인 워렌 버핏과 그의 오랜 파트너이자 안타깝게도 돌아가신 찰리 멍거는 EBITDA에 대해 "bullshit"이라고까지 표현할 만큼 신뢰할 수 없는 지표라고 비판한 바 있습니다.
어빈 글에서는 EBITDA가 무엇인지, 그리고 투자 대가들이 이를 부정적으로 보는 이유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EBITDA란?
EBITDA는 Earnings Before Interest, Taxes, Depreciation, and Amortization의 앞글자를 따서 만든 지표입니다.
한국어로 풀어보면 이자(Interest), 세금(Taxes), 감가상각비(Depreciation, Amortization)을 제외한 영업이익을 의미합니다.
즉, 기업이 본업을 통해 순수하게 벌어들인 돈을 평가하기 위해, 부채에 대한 이자, 정부에 내야 할 세금, 그리고 유무형 자산의 감가상각비를 제외한 상태에서 영업이익을 계산하는 방식입니다.
일반적으로 제조업, 인프라, 에너지 같은 산업은 대규모 설비투자가 필수적이기 때문에 감가상각비 부담이 큰데요.
이로 인해 순이익만 보면 적자로 보여 회사가 어려운 상황으로 보일 가능성이 큽니다.
따라서 EBITDA를 통해 핵심 영업 활동에서 창출되는 수익을 보다 명확히 비교하는거죠.
또한, 기업마다 감가상각 방법, 회계 기준, 세금 정책이 다를 수 있는데, EBITDA는 이러한 변수를 배제하고 기업 본연의 수익 창출 능력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EBITDA의 단점
그렇다면 워렌 버핏과 찰리 멍거는 어떤 점을 보고 EBITDA를 "bullshit"이라고까지 표현하였을까요?
먼저 EBITDA는 기업의 실질적인 수익성을 과대평가할 가능성이 큽니다.
기업이 영업을 하면서 발생하는 비용 중 은행에 내는 이자와 국가에 내는 세금은 결코 피할 수 없는 지출입니다.
하지만 EBITDA는 이러한 비용을 제외한 채 수익성을 평가하기 때문에 실제 기업이 보유한 현금 흐름보다 더 좋게 보일 수 있습니다.
이에 버핏은 "이자를 내야 하는데 이자를 고려하지 않는 것은 터무니없는 일이다"라고 말하며, EBITDA가 기업의 재무 건전성을 왜곡할 수 있다고 지적하였습니다.
또한 EBITDA는 부채가 많은 기업이 리스크를 감추는 용도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특히 대규모 공장을 짓는 기업들은 설비투자를 위해 부채를 많이 사용하는데, EBITDA를 통해 부채에 대한 이자 비용을 배제한 상태로 실적을 발표하면 수익성이 좋은 기업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자를 반영하게 되면 실제로 기업이 벌어들이는 돈과 큰 차이가 나게 되죠.
마지막으로 EBITDA는 스타트업과 IT 기업들이 악용할 수도 있습니다.
과거 닷컴 버블 당시, 많은 스타트업과 기술 기업들이 EBITDA를 활용하여 자신들의 사업이 좋다고 강조했는데요.
특히 R&D 비용, 마케팅 비용 등이 초기에는 크기 때문에 순이익이 적자일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EBITDA를 이용하면 마치 흑자를 내고 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어 투자자들이 기업을 잘못 판단할 수 있습니다.
(쿠팡이나 그랩만 봐도 EBITDA로는 엄청난 흑자를 기록하고 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EBITDA가 여전히 사용되는 이유
이러한 단점에도 불구하고, 현재 많은 미국 상장 기업들이 EBITDA를 핵심 실적 지표로 삼고 있습니다. 그만큼 기업뿐만 아니라 투자자들도 EBITDA를 어느 정도 유용한 지표로 보고 있다는 뜻이겠죠.
실제로 산업별 특성과 기업의 운영 방식에 따라 EBITDA가 유용한 지표가 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대규모 설비투자가 필요한 기업들은 EBITDA를 통해 영업활동에 대한 평가를 좀 더 제대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단순히 EBITDA가 높다거나 전년 대비 증가율이 높다는 이유만으로 투자 결정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이 지표가 사용된 맥락을 함께 분석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EBITDA는 자유현금흐름(FCF), 순이익(Net Income)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보다 신뢰할 수 있는 지표입니다.
결론
EBITDA뿐만 아니라 PER, PBR 등 모든 지표들은 사실 기업을 특정 방식으로 평가하는 하나의 도구일 뿐입니다.
따라서 이를 절대적인 기준으로 삼는 것은 매우 위험합니다.
워렌 버핏과 찰리 멍거도 결국 EBITDA라는 지표가 기업의 실질적인 수익성과 현금흐름을 왜곡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비판한 것이겠죠.
따라서 투자자는 EBITDA를 활용하되, 기업의 실제 재무 상태를 종합적으로 분석하는 습관을 가져야 합니다.
그 숫자가 의미하는 바를 정확히 이해해야 투자 수익률을 높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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