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 경제는 실현되기 어려울까?
아마 한국만큼 수소 경제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국가는 찾기 힘들 것입니다. 실제로 수소연료전지차의 보급률이 매우 높은 수준인데요. 24년 2월 기준, 대한민국에 등록된 수소연료전지차는 총 34,535대로 세계 1위를 달리고 있죠.
현대자동차 넥쏘(NEXO)가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고 있는 수소차인 만큼 한국은 수소차 상용화에 있어 선두를 달리고 있습니다.
정부 차원에서도 수소 경제를 핵심 성장 동력으로 삼아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통해 2040년까지 수소차 620만 대 보급, 연료전지 발전소 15GW 규모 확충 등의 목표를 설정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수소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죠.
수소연료전지차는 전기차의 일종이지만, 배터리에서 직접 전력을 공급받는 배터리 전기차(BEV)와는 다르게, 수소 연료전지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합니다.
우선 차량 내 저장된 수소와 공기 중의 산소가 연료전지 스택으로 공급되면, 연료전지 내에서 수소와 산소가 결합하여 전기와 물을 생성합니다.
생성된 전기는 전기모터를 통해 차량을 구동하며, 배출물은 오직 물만 나오게 되어 친환경적입니다.
이러한 구조 덕분에 배터리를 오랜 시간 충전해야 하는 전기차와 달리 수소전지차는 수소 탱크 안에 수소만 고압으로 채우면 되기 때문에 충전 시간이 3~5분으로 굉장히 짧습니다.
그러나 수소 연료전지 기술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도 존재하는데요.
대표적으로 테슬라의 CEO 일론머스크는 과거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수소 연료전지의 비효율성을 지적하였는데요.
"연료 전지(fuel cells)=바보가 판다(fool sells)"라는 글을 트위터에 올리기도 했으며, 수소를 에너지 저장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을 "상상할 수 있는 가장 멍청한 짓"이라고 표현한 바 있습니다.
실제로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는 배터리 기반 기술을 활용해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으며, BYD 또한 전기차로 자동차 시장을 장악해나가고 있는 만큼 수소 경제는 실현되기 어려운 개념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수소 에너지 생산의 어려움은 무엇일까요?
우선 낮은 부피당 에너지 밀도입니다. 수소는 기체 상태에서 부피당 에너지 밀도가 매우 낮기 때문에 고압(700bar 이상)으로 압축하거나 액화(-253도)해야 하지만, 이 과정에서 많은 에너지가 소모됩니다.
또한, 수소 생산의 효율성이 낮은데요.
대부분의 수소는 천연가스를 개질하여 생산되는데 이 과정에서 온실가스가 발생합니다. 친환경적인 '그린수소'를 만들기 위해서는 재생에너지를 이용한 수전해(물을 분해하는 반응)가 필요하지만 현재 기술로는 비용이 높고 효율이 낮습니다.
게다가 재생에너지로 전력을 생산하여 이를 수소로 변환하고, 다시 수소를 전기로 변환하는 과정에서 많은 에너지가 손실되어 전기차 대비 수소차의 효율이 낮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소 경제가 실현될 가능성이 높은 이유는 뭘까요?
가장 큰 이유는 재생에너지의 가장 큰 단점인 간헐성을 ESS만으로는 보완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재생에너지, 특히 태양광과 풍력은 날씨 및 계절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에너지를 저장하는 ESS(Energy Storage System)이 필수적인데요.
하지만 배터리 기반 ESS는 무게와 비용 문제로 대규모 저장이 어렵습니다. 당장 전기차에 들어가는 배터리의 무게만 해도 400~450kg 정도인데 ESS는 더 많은 에너지를 저장해야하기 때문에 무게 증가는 불가피합니다.
뿐만 아니라 Capa면에서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여러 자료들에 따르면, 2030년에 세계에서 판매되는 차량 중 30%가 전기차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며, BYD 및 테슬라의 엄청난 기술개발 속도를 볼 때 더 당겨질 가능성도 보입니다.
대략 1년에 총 판매되는 차량이 1억 대라고 보면, 2030년에 3천만 대의 전기차가 판매됩니다.
1대의 전기차에 평균 75kWh의 배터리가 탑재된다고 가정하면 2,250GWh에 달하지만 배터리 제조업체들의 현재 및 미래 Capa 수준으로 볼때 거의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반면, 수소는 장기 저장이 가능하며 지리적으로도 먼 지역으로 운송이 가능합니다. 게다가 굳이 수소로 이송할 필요가 없습니다.
수소 저장의 대안으로 암모니아가 큰 주목을 받고 있으며, 암모니아 말고도 수소를 전해질에 저장하는 신기술도 개발되고 있죠.
게다가 수소는 이미 석유화학 생산에 사용되고 있으며, 일본 같이 가정용 연료전지 기술이 상용화된 곳도 있는 만큼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결론
비록 현재 수소 경제가 여러 가지 기술적, 경제적 난관에 직면해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수소는 성장할 수밖에 없는 산업입니다.
배터리 기반 ESS의 한계, 글로벌 탈탄소화 노력, 정부 차원의 정책적 지원 등 다양한 요인이 결합하여 수소 경제의 확산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2차 전지 산업이 전기차 캐즘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는 지금 수소에도 관심을 가져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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