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핥기

사망률 1위 암, 액체생검으로 정복?

아랑아랑 2025. 2. 18. 19:44

2023년 한국에서 사망 원인 1위는 암이었습니다. 사실 이는 놀라울 일이 아닙니다. 과거 몇 년간 지속적으로 암은 사망 원인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연도별 주요 사망원인별 사망률 변화

 

그 다음으로는 심장 질환과 폐렴이 각각 2위와 3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 질병과 비교해보면 암의 사망률이 압도적으로 높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암은 크게 처음 발생한 장기의 암인 원발암(Primary cancer)과 다른 장기로 이동한 전이암(Secondary cancer)으로 나뉩니다. 전이암은 원발암의 암세포가 혈류나 림프계를 타고 이동해 다른 장기에서 새롭게 증식하는 암을 뜻합니다.

 

특히 전이암은 매우 치명적이며, 암환자의 90%가 전이암으로 사망할 정도로 위험합니다. 따라서 암 치료의 핵심은 암이 전이되기 전에 조기에 발견하여 치료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암의 조기발견을 위한 혁신적인 기술이 등장했는데, 그것이 바로 '액체생검(liquid biopsy)'입니다.


1. 액체생검이란?

암을 포함한 대부분의 질병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검사가 필요합니다. 현재 암 진단의 표준 방법은 조직생검(Tissue Biopsy)입니다.

 

조직생검은 암이 의심되는 조직에 직접 바늘을 꽂아서 암 조직을 떼어내 검사하는 방법입니다. 하지만 이 방법은 환자의 몸에 바늘을 찌르기 때문에 환자에게 고통이 따르고, 암 조직의 위치에 따라 조직 채취가 여려운 경우가 많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이러한 조직생검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바로 액체생검입니다.

 

액체생검은 환자의 혈액을 채취하여 진단하는 방식으로, 조직생검보다 덜 아프고 절차도 간단해 환자의 편의성이 높습니다. 또 반복 검사가 가능하고 전이와 재발 위험을 예측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2. 액체생검의 진단 방식

그렇다면 액체생검은 어떻게 암을 진단할 수 있는 걸까요?

 

액체생검은 주로 혈액 내에 존재하는 순환종양세포(circulating tumor cell, CTC)순환종양DNA (circulating tumor DNA, ctDNA)를 분석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우선 우리 혈액 내에는 원발암에서 떨어져 나와 혈액을 통해 이동하는 순환종양세포가 있습니다. 이 세포가 다른 부위로 이동해 그곳에 암이 발생하면 전이암이 되는거죠.

 

즉, 순환종양세포를 찾아낼 수 있다면 암이나 전이암을 진단할 수 있습니다.

 

또다른 방법인 순환종양DNA는 순환종양세포에서 유래한 DNA 조각으로 보면 됩니다.

 

순환종양세포가 사멸하거나 파괴되면 혈액 내에는 순환종양세포의 DNA가 떠다니는데, 혈액을 채취한 후 정상 DNA를 제거하여 순환종양DNA를 확인하는 방법입니다.


3. 액체생검의 한계와 도전 과제

액체생검이 혁신적인 기술이긴 하지만, 아직 해결해야할 문제들이 있습니다.

 

우선 순환종양세포가 혈액 내에 극미량으로 존재합니다.

 

1mL 혈액 속에는 수십억 개의 정상 세포가 존재하지만, 순환종양세포는 수십 개에 불과할 정도로 희박합니다. 이를 효과적으로 분리하는 기술이 필요합니다.

 

게다가 조기암의 경우, 혈액 내 암 유래 물질이 극히 적어 검출이 더 어려울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조직생검과 비교했을 때 신뢰성과 정확성을 더 높이기 위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4. 액체생검 관련 기업

그렇다면 액체생검을 비즈니스 모델로 하는 기업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대표적인 기업은 미국 상장사인 가던트 헬스(Guardant Health)와 그레일(GRAIL)입니다.

 

가던트 헬스는 혈액 기반의 암 진단 및 모니터링 서비스를 제공하는 선도 기업으로, 세계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획득한 NGS(차세대 염기서열 분석) 동반진단 제품인 '가던트360(Guardant360)'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가던트360을 바탕으로 예후진단과 조기진단 영역으로도 사업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대장암 진단용 '루나 어세이(Lunar Assay)'를 개발하여 조기진단 시장에 진출하였으며, 이 제품은 높은 민감도와 특이도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특히, 가던트 헬스는 한국의 루닛(Lunit)과 파트너십을 맺고 암 진단 제품의 국내 유통 계약을 체결하면서 알려졌습니다.

 

그레일은 다중 암 조기진단을 목표로 혈액 기반 메틸화 분석 기술을 활용한 '갤러리(Galleri)'라는 플랫폼을 개발하였습니다.

 

특히 일루미나와의 인수합병으로 주목받았는데요. 비록 반독점 관련 규제로 진행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그만큼 기술력을 인정받았습니다.

 

다만, 그레일은 최근 주가가 급등하여 투자시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Grail 주가차트

 


결론

사망률 1위인 암은 인류가 정복해야할 가장 중요한 질병 중 하나입니다. 특히, 현대인의 육류 위주 식습관과 환경적 요인으로 인해 암 발병률이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암과 관련된 연구는 단기적 유행이 아닌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성장 분야입니다.

 

투자자의 관점에서 보면, 액체생검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은 향후 큰 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 혁신적인 기업들입니다.

 

다만, 현재 기술이 완전히 상용화되지는 않았기 때문에 투자 시 리스크를 신중하게 고려해야 합니다.

 

언젠가 인류가 암을 완전히 정복하여 환자뿐만 아니라 그 가족들까지 고통받는 일이 없는 세상이 오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