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투자자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코오롱 인보사 사건
국내 주식 투자자들에게 있어 바이오 산업만큼 매력적인 섹터는 없을 것입니다. 신약 개발과 관련된 임상 진입, 기술 수출, FDA 승인 등의 뉴스가 나올 때마다 주가는 급등하는 모습을 보이죠. 하지만 높은 기대만큼 리스크도 큰 분야입니다.
비전문가인 개인 투자자는 신약 개발의 실제 진행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우며, 심지어 전문가라고 하더라도 내부자가 아니면 연구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지, 아니면 기업이 허위 정보를 흘리는지 알기 힘듭니다. 결국 하한가라는 비극적인 결말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투자자들이 놓지 못하는 애증의 섹터가 바로 바이오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국내 바이오 시장의 대표적인 사건 중 하나인 코오롱 인보사 사태를 알아보면서, 바이오 투자 시 고려해야 할 리스크 관리 전략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주
코오롱생명과학은 퇴행성 관절염 치료제로 개발된 인보사-케이주(Invossa-K)를 출시했습니다. 인보사는 정상 연골세포인 1액과 형질전환 연골세포인 2액을 3:1 비율로 섞어 관절강에 주입하는 유전자 치료 주사제입니다.
이 주사를 투여한 환자들에게 무릎 통증이 완화되는 효과가 나타났고, 식약처는 2017년 7월 인보사-케이주의 품목을 허가했습니다.
이는 국내 최초의 유전자 치료제 허가 사례로, 코오롱생명과학은 이를 발판 삼아 미국 FDA 승인까지 추진하게 됩니다.
2. "연골세포"가 아닌 황당한 사건
그러나 2019년 3월, 미국에서 FDA승인을 위한 자체 유전학적 계통 검사(STR) 결과가 발표되며 충격적인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코오롱생명과학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2액의 주요 성분이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유래 세포(GP2-293)라는 사실이 확인된 것입니다. GP2-293은 인간태아신장세포(HEK293 세포)에서 유래한 세포입니다.
더 큰 문제는 HEK293 세포가 종양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다시 말해, 환자들에게 주입된 인보사 2액이 종양을 유발할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을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결국 식약처는 2019년 4월 15일 인보사의 제조 및 판매를 즉각 중지하도록 명령했습니다.
3. 코오롱생명과학의 해명
코오롱생명과학은 이에 대해 적극 해명에 나섰습니다.
- 2액이 연골세포가 아님을 이미 알고 있었다는 의혹에 대해 코오롱 측은 "개발 과정에서 연골세포로 알고 있었으나, 최근에야 실체를 확인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기업이 내부적으로 해당 사실을 은폐한 것이 아닌가 하는 논란이 제기되었습니다.
- GP2-293이 종양을 유발할 가능성에 대해 코오롱 측은 "2액 세포에 방사선을 조사(照射)하여 종양 형성 가능성을 차단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이는 사전 고지가 없었고, 장기적인 안전성이 보장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투자자와 환자들의 우려를 불러일으켰습니다.
코오롱생명과학의 해명보다 더 심각한 것은 신약으로서의 본질적 문제가 있다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유전자 치료제는 질병의 근본적 치료를 목표로 합니다. 그러나 인보사는 관절염 환자의 통증 완화 효과 외에 관절 구조를 회복시킨다는 증거가 부족했습니다.
4. 인보사 허가 취소와 주가 폭락
식약처는 2019년 5월 28일, 인보사-케이주의 품목 허가를 취소하고 형사 고발 조치했습니다.
주가는 4월 15일 식약처의 인보사 제조와 판매 중지 요청부터 폭락하기 시작하여 5월 28일 품목 허가 취소가 나면서 바닥을 찍게 되었죠.
그러나 주가 폭락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인보사를 투여받은 환자들의 안전 문제였습니다. 식약처는 코오롱에게 투여 환자 전원에 대한 장기 추적 조사를 명령했으나, 환자들은 예측할 수 없는 부작용과 불안감에 시달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죠.
결론
인보사 사태는 바이오 산업의 투자 리스크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사례입니다.
바이오 기업의 신약 개발 과정은 비전문가가 명확히 검증하기 어렵고, 내부 정보가 공개되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따라서 개인 투자자가 이를 사전에 감지하기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결국 개인 투자자는 분산 투자와 분할 매수·매도 전략을 통해 리스크를 줄이는 수밖에 없습니다.
비록 이 전략이 엄청난 수익을 보장하지는 않지만, 적어도 잃지 않는 투자를 통해 시장에서 살아남을 가능성을 높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마지막으로, 오래된 주식 격언으로 글을 마무리하겠습니다.
"시장에서 살아남는 자가 승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