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제위스키 시대는 언제 올까? (feat. 수제맥주)
대학생 시절까지만 해도, 혼자 집에서 술을 마시기 위해 마트에 가면 선택지가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혼자 마시면 이상하게 취기가 빨리 올라와 보통 맥주를 사곤 했는데요. 하지만 요즘에는 마트나 편의점에서 맥주를 사려면 다양한 종류에 선택장애가 오게 됩니다. 이는 바로 수제맥주 등장 덕분이죠.
반면, 위스키는 생각보다 선택지가 많지 않습니다. 제가 위스키를 즐기지 않아서일 수도 있지만, 여기에는 많은 전문가들이 주류세가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합니다. 실제로 수제맥주도 2019년 맥주의 주세 제도가 바뀌면서 전성시대를 맞이했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주류세에는 어떤 종류가 있으며, 과세 방식은 어떻게 다를까요?
1. 종가세와 종량세의 차이
주류에 세금을 부과하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바로 종가세와 종량세입니다.
이름은 다소 어려워 보이지만, 핵심 개념은 단순합니다. 종가세는 가격을 기준으로 세금을 매기는 방식이며, 종량세는 주류의 양(리터당 가격)을 기준으로 세금을 매기는 방식입니다. 따라서 가격이 비쌀수록 종가세가 높은 반면, 종량세는 양이 많을수록 세금이 늘어납니다.
한국에서 대표적으로 종가세가 적용되는 주류는 소주와 위스키입니다. 종가세 방식이기 때문에 출고가를 기준으로 세율이 부과되며, 현재 출고가의 72%가 주세로 부과됩니다.
여기에 추가로 주세의 30%에 해당하는 교육세와 전체 금액의 10%에 해당하는 부가가치세가 부과됩니다.
반면, 맥주는 종량세 방식을 적용받습니다. 리터당 일정한 세율이 부과되며. 이는 원래 종가세 방식이었으나 2019년 종량세로 바뀌게 되었죠.
2. 왜 주류에 따라 다르게 세금을 매길까?
과세 방식이 이렇게 차이가 나는 이유는 주류의 제조법보다는 가격 정책과 세수 확보 전략에 기인합니다. 전통적으로 고가의 주류에는 높은 세율을 적용하여 세수 확보와 소비 억제를 목표로 했습니다.
맥주의 경우, 국내 맥주 산업을 보호하고 수입 맥주와의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종량세로 전환되었지만, 소주와 위스키는 여전히 종가세 체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맥주는 종가세 체계에서 국산 맥주가 불리하다는 지적이 많았습니다. 수입 맥주는 신고가(수입 가격)를 과세표준으로 삼는 반면, 국산 맥주는 제조원가에 판매관리비와 이윤까지 포함된 출고가를 기준으로 과세해서 상대적으로 높은 세금 부담을 지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3. 수제위스키 시대는 올까?
위스키 시장이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는 이유 중 하나로 종가세 적용이 꼽힙니다. 실제 현재 한국산 위스키 증류소가 몇 개 되지 않죠.
이에 따라 위스키 주세 제도의 개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데요. 실제로 위스키를 종가세로 부과하는 국가는 상대적으로 경제력이 낮은 국가들이 대부분입니다.
만약 한국에서도 위스키에 종량세가 도입된다면, 수제 맥주 시장이 성장한 것처럼 국내 위스키 시장도 활성화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4. 투자 포인트
맥주와 관련하여 떠오르는 기업 중 하나는 제주맥주입니다.
(개인적으로 돈을 넣었다가 손해 보고 빠져나온 기업이긴 합니다만...)
비록 제주맥주는 주세 제도가 변경되기 전인 2015년에 설립되었지만, 국내 수제 맥주 시장의 성장과 함께 코스닥 상장에 성공했습니다.
(물론 현재 주주들에게는 대단한 기업이 아닐 수도 있겠지만요.)
주세 변경이 직접적으로 제주맥주의 상장을 이끈 것은 아니지만, 주세 개편이 새로운 기업 성장의 기회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앞으로 위스키도 맥주처럼 종량세 전환이 이루어진다면, 다양한 수제 위스키 브랜드가 등장하고, 이에 따라 높은 기업 가치를 인정받는 신생 기업들이 등장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투자 기회를 모색하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같습니다.